여행길에서 우연히, 동호회에서 친구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영화·드라마 속 레퍼토리일 뿐. 팬데믹 시대 현실 속 청춘들은 연애는 고사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고 이성을 향한 호기심과 욕구까지 사라진 건 아니어서 최근엔 인만추가 유행하고 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린다. 인만추 지지자들은 연애 의지를 확실히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야 커플 성공률이 높고, 처음부터 선호하던 이상형과 만남을 시작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땐 빠른 손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반대자들은 학벌·경제력 등의 조건이 우선시 되다 보면 거짓정보들로 인한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천득 시인은 수필 ‘인연’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고 했다. 좋은 인연의 시작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