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미국은 영국 등으로의 여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26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델타 변이 확산을 고려해 현시점에서 기존의 여행 제한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을 맞았어도 영국과 EU, 중국 등 여러 국가의 방문을 계속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영국에 대해서 사키 대변인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감염이 급증한 영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CDC는 지난 19일 영국 여행 경보 등급을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사실상 여행을 금지한 것이다.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입국도 제한된다.
영국, 미국·EU 백신 접종자 검역 면제 추진
미국 감염자 급증하며 빗장 강화
WP "바이든 정치적 의제 위협"
미국 “여행 금지” 발표했는데, 영국 엇박자 왜?
FT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전했다.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수낙 장관은 런던이 파리와 로마보다 관광 경쟁력이 밀릴까 우려한다고 한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휴가철을 맞아 EU가 관광업에서 영국을 앞설까 걱정하는 말을 최근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런던 히스로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전염병 이전 수준 대비 20~25%지만, EU 국가들의 공항 이용 승객 수는 50%까지 회복됐다고 2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장관들은 이번 관광 재개 안이 무난히 승인 절차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확진자 급격히 늘어…WP “바이든 정치적 위기”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성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행정부의 정치적 의제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여론조사 담당관이었던 코넬 벤처는 “미국인 수십만이 감염되면 어떤 대통령에게도 문제가 된다”며 “(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와 컬럼비아대 등이 만든 ‘코로나19 시나리오 모델링 허브’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정점은 ‘최악의 경우’ 10월에 하루 24만명이 감염되고 3000명이 숨질 때로 추산된다.
메르켈 압박에 ‘빗장’ 강화로 대답한 바이든
앞서 여름 휴가철 대서양 노선을 확대하려던 항공업계는 각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당초 계획대로 여름 휴가철 여행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주 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EU 여행 제한을 해제할 의향이 있는지 바이든 대통령에게 물었고 대답은 “수일 내 답변하겠다”였다. 그 후 나온 대답은 영국, EU 등 여행금지 조치 연장이었다고 FT는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강화에 미국 관광객을 기다리던 유럽 지역과 여행 업계는 희망이 무너졌다고 FT는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미국의 영국 여행 금지령 연장은 (영국에)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