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태권도 67㎏초과급 결승전에서 3위 밀리차 만디치(30·세르비아)에게 7-10으로 졌다. 그래도 부상을 딛고 일궈낸 값진 은메달이다.
올림픽 석달 앞두고 뼛조각 제거
준결승서 세계 1위 워크던 꺾어
암 이겨낸 인교돈은 동메달 수확
이다빈은 세계 1위 비안카 워크던(영국)과의 준결승에서는 투혼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다빈은 종료 3초 전까지 22-24로 뒤졌다. 상대가 승리를 예감한 듯 환호하는 순간 이다빈의 왼발 내려찍기가 비안카 얼굴에 꽂혔다. 역전과 함께 종료 버저가 울렸다.
발차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다빈이 다진 필살기다. 고교 3학년 때 나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다빈은 금메달을 따며 ‘태권도 천재’로 불렸다. 종주국 한국에서도 고교생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듬해 위기를 맞았다. 대학 입학 후 감량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두 체급을 올렸다. 그때부터 발차기에 더욱 집중했다. 매일 세 차례씩 1500회 발차기를 훈련했다. 다른 선수 훈련량의 3배였다. 힘들 때면 도쿄 올림픽을 떠올리며 참았다. 업그레이드된 발차기는 상대와 뒤엉킨 상태에서도 원하는 곳에 꽂혔다. 1m90㎝대 거구를 이기는 이다빈은 “여자 이소룡 같다”는 얘기까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