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끈 건 민간소비다. 전 분기 대비 3.5% 늘었다. 증가율로는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소비 회복세도 뚜렷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4분기의 98%까지 회복했다.
[뉴스분석]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며 전분기에 비해 2.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6% 증가했지만 1분기(6.1%)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4%포인트를 기록했다.
성장률을 갉아먹은 건 수출이다. 한국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왔던 수출(-2.0%)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세를 이어온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자동차 생산 등의 차질이 빚어진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수입이 늘며 2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1.7%포인트)는 1분기(-0.3%포인트)보다 악화했다. 내수가 벌어 놓은 성장률(2.4%포인트)을 많이 까먹은 셈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내수 부문은 정부의 재정지출로 어느 정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수출 분야의 감소세”라며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망이 빠른 시일 내 회복이 돼 수출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가 경제 정상화의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쓰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수출은 아직 순항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달 1~20일 수출액(326억 달러)은 1년 전보다 32.8% 늘었다.
코로나19 학습 효과로 인해 달라진 소비 패턴도 정부와 한은이 기댈 구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지 카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8.1% 늘었다. 박양수 국장도 “코로나19확진자수가 과거보다 늘었지만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아졌고, 대면서비스 등 특정 부분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존 예상보다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은 커졌지만, 급격하게 줄지는거리두기 강화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출도 점차 둔화하지만 급락할 가능성은 적은 만큼 4% 성장률 전망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