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6일 오후 중국 푸저우에서 온라인으로 제44차 회의를 열고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포함된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의 갯벌 등 총 4곳이다. 모두 습지보호지역이고, 일부가 람사르 습지다.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4곳
21개 위원국 만장일치 등재 찬성
“지구 생물 다양성 위해 중요한 곳
멸종위기 철새 기착지 가치 커”
‘한국의 갯벌’은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랐다. 앞서 2018년 문화재청은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지만 ‘지도 수정이 필요하다’며 반려됐다. 2019년 1월 재차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지난해 3월까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현장 실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쳤다. IUCN은 전 세계 멸종위기종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단체다. IUCN은 검토 끝에 지난 5월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이긴 하나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외교부는 “IUCN의 ‘반려’ 권고에도, 세계유산센터 및 세계유산위원국을 대상으로 외교교섭 활동을 전개해 ‘등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등재’ 결정을 내리면서 2025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유산구역 확대 ▶개발행위 관리 ▶멸종위기 철새 보호를 위한 협력 등을 권고했다.
철새 이동 경로의 22개국 중 18곳이 연합한 국제단체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도혜선 담당관은 “전 세계적으로 생물 다양성, 자연 보존이 화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IUCN에서 ‘전체 철새도래지를 다 포함하지 못한다’며 반려 의견을 냈지만, 좁은 범위나마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게 앞으로 철새도래지 보존에 유리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자연유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성격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이 중 우리나라는 문화유산 13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하게 됐다. 지금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한국의 서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