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천안함 고1 아들, 연금 연장 길 텄다…文 "24세까지"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6:21

수정 2021.07.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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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고(故) 정종율 상사의 부인 정모(43)씨가 별세하면서 외아들 정모(17)군이 홀로 남은 상황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보상금 수급 연령을 현행 만 19세까지에서 만 24세까지 올리라고 지시했다.
 
23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현행법에 자녀가 미성년인 경우에만 보상금을 수급할 수 있다"며 "법을 신속히 개정해 보상금 수급 연령을 만24세로 상향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전사한 해군 천안함 고 정종율 상사의 부인 정경옥 여사의 안장식이 23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 묘역에서 엄수됐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오른쪽)이 안장식에 참석, 묘역으로 봉송되는 고인의 영현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또 문 대통령은 "법 개정 전이라도 학교 등록금, 학습보조비, 취업 지원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정씨는 남편 정 상사를 떠나보내고 홀로 아들을 키워오다 지난 21일 오후 12시 30분께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은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고 소식을 올리며 알려졌다. 남겨진 정군은 보훈처 등으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지만, 19세 이후엔 받을 수 없게 된다. 전몰군경 유족보상금은 수급자가 성년이 되면 조부모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에 최 전 함장은 "어린 아들은 어머니마저 떠나보낸 후, 홀로 남겨진 세상을 깨닫기도 전에 깊은 충격과 좌절에 빠져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2021년 7월 23일 자 12면〉

지난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전사한 해군 천안함 고 정종율 상사의 부인 정경옥 여사의 안장식이 23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 묘역에서 엄수됐다. 유족인 정종율 상사 부부의 아들이 허토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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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정씨를 조문하기 전에 상의했다고 말하면서 "(지급 기한을) 5년 연장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기획재정부와 합의되면 23세까지 연장해, 적어도 대학 졸업 때, 스스로 사회생활을 할 때까지 보장을 해주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대학 비용은 당연히 면제되고, 23세가 종료되더라도 저희가 취업알선 등의 대책을 세워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정종율 상사의 자녀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민주당이 앞장서 잘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를 비롯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정치권 인사는 전날 인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씨의 빈소를 찾아 정군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