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228명, 70% 이상 “증상 있다”
감염내과·산부인과 전문가들 "접종 검토해야"
당국, 23일 산부인과학회와 논의
임신부 접종 제외…“코로나 감염시 위험, 접종 검토해야”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임신부 접종자 3만여명을 분석한 논문을 보면 주사 부위 통증이 조금 증가하는 것 이외의 특별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사산이나 유산, 기형아 발생 등 임신 예후에서도 일반적인 발생률과 큰 차이 없는 거로 나왔다”며 “일률적인 접종 권고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임신부를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진 않도록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특히 임신부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이 높은 만큼 접종이 권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최 교수는 “임신부는 복부 압력이 높아져 있어 폐렴이 오면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을 권고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손인숙 한국모자보건학회 회장(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코로나19는 임신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에서 전세계 논문을 검토해 메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는 일반 임신부보다 임신성 고혈압 1.33배, 조산 4.29배, 임신성 당뇨병 1.99배, 저체중아 분만 1.89배 등으로 위험이 높다. 임신 중 백신을 맞아야 할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노출 위험이 높은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임신부 등의 우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감안해 당사자에 선택권을 주는 게 맞다고 본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산부인과학회에서 임신부가 코로나 백신을 맞도록 권고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가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조산할 위험 등이 크다며 접종 받도록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접종의 이점이 잠재적 위험성보다 클 경우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히고 있다. 백신이 태아를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연구진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성이 낳은 40명의 신생아를 검사한 결과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엄마가 아이에게 면역을 물려준다는 중대한 발견이다. 임신부 접종의 중요성과 이익을 말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하버드대와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도 비슷한 결과를 냈다.
산부인과학회 “권고 수정시 지침 마련”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3일 정부와의 회의에서 임신부 접종을 권고해야 한다는 학회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필량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외국에서 보고된 사례와 지침 등을 근거로 임산부가 담당 의사와 상의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도 접종을 권고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정부가 권고안을 수정하면 상담 지침을 마련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은 “임산부 확진자가 상당한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임산부 접종을 시행하는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적극 검토하고 전문가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