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가 154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년 전 가입자(1010만명)의 15% 수준이다. 다만 매출(73억 달러)은 1년 전보다 19% 늘었다. 순이익은 7억2000만 달러에서 14억 달러로 늘었다. 가입자 수는 줄었지만, 이용료를 인상한 덕이다. 넷플릭스는 3분기 신규가입자는 약 350만명 늘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가입, 1년새 1010만→154만
기존 고객도 후발업체에 빼앗겨
부사장에 게임 전문가 영입
내년 비디오게임 서비스 추진
OTT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시장 판도도 흔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OTT 시장 1위다. 넷플릭스가 밝힌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2억900만명이다. 2위 업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1억400만명)의 배가 넘는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HBO맥스 등 후발업체들이 빠르게 세를 늘리고 있다. 그 영향은 북미 시장에서 수치로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만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기존 가입자 중 43만명을 잃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미국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0%에서 올해 30.8%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콘텐트 분석업체 패럿애널리틱스의 조사를 인용해 “OTT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플러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디즈니 플러스 등 신규 업체에 고객을 뺏기는 가장 큰 이유는 콘텐트다. 패럿애널리틱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작이 부족한 가운데 OTT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성장과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콘텐트 제작 작업이 지연되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신규 콘텐트 출시가 미뤄진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3~4분기에 반등을 노린다. 하반기에 히트작인 ‘위쳐’와 ‘종이의 집’ ‘너의 모든 것’ 등 인기 시리즈의 새 시즌을 공개하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대작 영화도 개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 콘텐트 투자에만 8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성장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도 찾고 있다. 바로 게임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미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와 페이스북 출신의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넷플릭스는 내년 안에 비디오게임을 서비스 목록에 추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기간은 가입자에게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