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넷플릭스, 게임으로 살 길 찾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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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21일 일렉트로닉아츠(EA)와 페이스북에서 일한 마이크 버듀를 게임부문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게임을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넷플릭스 천하가 저무는 걸까.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의 2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영향이다. OTT 시장 ‘절대 강자’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등 후발주자의 도전이 거세지면서다.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가 154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년 전 가입자(1010만명)의 15% 수준이다. 다만 매출(73억 달러)은 1년 전보다 19% 늘었다. 순이익은 7억2000만 달러에서 14억 달러로 늘었다. 가입자 수는 줄었지만, 이용료를 인상한 덕이다. 넷플릭스는 3분기 신규가입자는 약 350만명 늘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가입, 1년새 1010만→154만
기존 고객도 후발업체에 빼앗겨

부사장에 게임 전문가 영입
내년 비디오게임 서비스 추진

넷플릭스의 가입자수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넷플릭스는 서한에서 “코로나19로 지난해에는 고성장했지만, 올해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드는 등 신규 가입자 수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스펜서 노이먼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팬데믹으로 인한 가입자 증가라는 수혜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OTT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시장 판도도 흔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OTT 시장 1위다. 넷플릭스가 밝힌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2억900만명이다. 2위 업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1억400만명)의 배가 넘는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HBO맥스 등 후발업체들이 빠르게 세를 늘리고 있다. 그 영향은 북미 시장에서 수치로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만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기존 가입자 중 43만명을 잃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미국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0%에서 올해 30.8%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콘텐트 분석업체 패럿애널리틱스의 조사를 인용해 “OTT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플러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디즈니 플러스 등 신규 업체에 고객을 뺏기는 가장 큰 이유는 콘텐트다. 패럿애널리틱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작이 부족한 가운데 OTT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성장과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콘텐트 제작 작업이 지연되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신규 콘텐트 출시가 미뤄진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3~4분기에 반등을 노린다. 하반기에 히트작인 ‘위쳐’와 ‘종이의 집’ ‘너의 모든 것’ 등 인기 시리즈의 새 시즌을 공개하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대작 영화도 개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 콘텐트 투자에만 8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성장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도 찾고 있다. 바로 게임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미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와 페이스북 출신의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넷플릭스는 내년 안에 비디오게임을 서비스 목록에 추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기간은 가입자에게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