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의 핵심 불펜 고우석(24·LG)의 2020 도쿄올림픽 출사표다. 역할은 바뀌어도 각오는 같다. 소속팀에서처럼 이닝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반드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겠다는 각오다.
고우석은 '베이징 키즈'였다. 그는 최종 엔트리 발표 전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도쿄올림픽 출전이 내게는 간절하다"라고 했다.
빠른 공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올 시즌 고우석의 직구 최고 시속은 6월 2일 잠실 KT전에서 기록한 157.8㎞다. 고우석은 직구를 앞세워 이닝당 탈삼진 1.00개(29이닝 29개)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19,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07로 낮다. 1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LG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류지현 LG 감독은 전반기를 2위로 마친 원동력의 한 가지로 마무리 고우석의 활약을 손꼽았다.
김경문 감독은 고우석을 박빙의 상황에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고우석 외에도 오승환(삼성)과 조상우(키움)까지 마무리 투수가 3명이나 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이번 대표팀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며 "고우석과 조상우는 상대 팀과 타순에 맞춰 앞으로 당겨 미리 투입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고우석과 조상우를 사전 투입해 실점 가능성을 차단하고, 분위기를 갖고 간다는 의미다. 고우석은 "경기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싶지만, (보직에 관계없이) 몇 회에 나가든 내가 맡은 이닝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반드시 책임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불펜의 활약은 더욱 중요하다. 총 11명의 투수 중 주축 국제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선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불펜 투수는 오승환과 차우찬(LG), 조상우, 그리고 고우석까지 네 명 모두 대표팀에 다녀온 적 있다. 고우석은 2019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세 차례 등판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이번 대표팀을 통해 얻고 싶은 점도 있다. 그는 "올해 리그에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가 많다. 비결이 궁금했다. 원태인(삼성)에게 물어보려 한다.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직구(45%)에 이어 체인지업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30%에 이를 만큼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고우석은 60%를 넘는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 던진다.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 무기가 더 늘어난다.
고우석은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다 같이 힘을 모아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