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새내기 평당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한 말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7 재·보선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전 드라마, 저력을 보고 놀라고 감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역전 드라마’는 최 전 원장의 과제이기도 하다.
“최재형과 오세훈, 상황 비슷”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보다 늦게 경선에 뛰어들었다.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지난 1월 초만 해도 경쟁자와 비교해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선에서 당내 기반이 강한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데 이어, 한때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됐다.
최 전 원장도 후발 주자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상황이 비슷하다. 당내 지지 기반이 강한 국민의힘 주자들은 물론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지지율의 상대적인 열세도 극복해야 한다. ‘역전 드라마’를 보여줬던 오 시장은 최 전 원장의 빠른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너무 잘하셨다. 이제 당의 도움 받으실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최 전 원장 측이 전했다.
“文 정부서 계층 사다리 사라져”
최 전 원장과 오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서민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데에도 공감했다고 최 전 원장 측이 전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소상공인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이미 빈사상태”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계층의 사다리가 사라졌다”며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최 전 원장이 오 시장을 만난 것을 국민의힘 내 개혁 세력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에서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김영우 실장은 이번 회동에 대해 “오 시장이 4·7 재·보선에서 보여준 저력과 함께 개혁적 이미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런 행보를 보수·중도·진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빅 플레이트’ 전략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최 전 원장도 이날 만남을 계기로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