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영웅'의 노백신 '회군'…청해부대 82% 확진 쇼크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3:28

수정 2021.07.1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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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 301명 가운데 2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공중급유수송기 2대에 나눠 후송할 계획이다. 사진은 문무대왕함 자료 사진. [연합뉴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이 코로나19 피해로 초토화됐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현지 보건당국의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부대원 301명 중 82%인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6명이었던 확진자가 나흘 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나머지 장병 중 4명은 판정 불가 통보를 받았고, 음성인 50명 중에서도 추후 발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1명 중 247명 확진, 4명은 판정 불가
확진자 폭증해 수송기에 격벽 설치 귀환
파병부대 통째 회군은 창군 이래 처음
수송기 현지 도착, 이르면 20일 귀국

‘아덴만의 여명’ 작전 등 눈부신 활약으로 해외 파병부대 역사를 새로 써 온 청해부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인 코로나19에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창군 이래 파병부대가 통째로 회군하는 일은 처음이다.  
 

청해부대원 82% 코로나19 확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합참에 따르면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는 1명 늘어 16명이다. 이들 중 중증 환자는 1명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18일까지 3명이었던 집중 관리 환자가 1명으로 줄었다”며 “나머지 1명도 호전되는 상황이어서 의료진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로 후송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후송하기 위해 18일 오후 떠난 공중급유수송기 2대는 19일 오후 1시40분쯤 현지에 도착했다. 1호기는 장병을 태운 뒤 오후 7시 25쯤 현지공항에서 이륙해 한국으로 출발했고, 2호기도 약 30분 뒤 뒤이어 이륙했다. 1·2호기 모두 20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사정이 원활할 경우 이르면 20일엔 한국에 도착할 것 같다”며 “환자는 곧바로 전문병원으로 후송하고 나머지 장병은 격리시설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 모두에게 국내에서 PCR 검사를 새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담 의료기관 및 생활치료센터, 군 내 격리시설을 확보 중”이라며 “중앙사고수습본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청해부대 얼마나 멀리 있나 그래픽 이미지.

당초 확진자와 음성 판정자를 구분해 수송기 2대에 나눠 데리고 오려던 계획은 확진자가 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군 소식통은 “290인승 규모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확진자를 한 수송기에만 태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국내 출발 전에 수송기 내부에 임시 격벽을 설치해 확진자와 비확진자, 후송작전 투입 병력이 각각 머물 장소를 공간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무대왕함 귀환작전도 동시에 진행된다. 수송기를 타고 간 해군 병력 148명이 현지에서 문무대왕함을 인수한다. 이 과정에서 침실, 식당 등 공용구역을 중심으로 2차례 방역을 할 예정이다.  
 
이후 전원 장교와 부사관으로 구성된 귀환작전 요원들은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작성한 ‘테크 노트(tech-noteㆍ장비 특성 및 정비 계획 등을 담은 기록)’를 이용해 비대면 방식으로 군함을 인수한다. 국내 기지로 돌아오는 데는 최장 50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