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후 15분이 지났는데 주사 맞은 데가 조금 욱신거릴 뿐 아직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백신을 맞았으니 조금 더 마음 놓고 수능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고3 수험생과 고교 교직원 약 63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9시. 세종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첫 대상자로 접종을 마치고 나온 대성고등학교 이하은(18)양이 한 말이다. 수능을 안전하게 준비하고 싶어서 백신 접종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 이 양은 “무조건 열이 난다고 해서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 생각보다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말도 있어서 각오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접종을 마친 또 다른 고3 수험생 이관우(18)군도 “코로나19에서 해방될 수는 없겠지만,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어 접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루 이틀 정도 몸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힌 이군은 “2~3일은 공부를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해 공부 계획을 수정했다. 인터넷 강의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접종 전 50m 이상 긴 줄 늘어서
접종 구역 입구에선 예진표 확인과 동시에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이후 의사가 나와 접종 후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한 후 차례대로 접종 부스로 들어가 접종이 이어졌다. 3학년 3반 담임교사 오현준(37)씨는 “학교에서 감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에 가족 모임도 자제했다. 그동안 고3 담임으로서 아이들 마스크 착용부터 급식실 지도 등 생활지도와 진학지도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백신을 맞게 돼 그런 부담이 조금 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시에선 접종 명단 누락으로 45분 지연
시 방역 관계자는 “시스템에 명단이 없어 접종하지 못하다가 오전 10시 45분쯤 명단이 복구돼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에서 학교를 지정해서 접종센터와 매칭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매칭이 다른 곳으로 잘못 지정돼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 청소년 접종 처음…이상반응 주의
특히 고3의 경우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첫 접종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학생들은 접종 당일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접종을 연기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접종 기관에서 15분간 관찰해되 이전에 다른 원인(약, 음식, 주사 행위)으로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30분간 관찰하도록 권고했다.
추진단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는 접종 부위의 통증이나 부기, 발적 등의 국소반응이나 발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ㆍ구토 등의 반응이 흔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반응은 대부분 2~3일 이내에 사라지며 두통, 근육통 등의 경우 진통해열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접종 후 최소 3일간은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면 접종 후 7일간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피하도록 권고했다.
심근염·심낭염 증상 시 바로 의료기관 진료받아야
이번에 접종받게 되는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의 경우 젊은 층에서 심근염ㆍ심낭염 증상이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심근염이나 심낭염의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크게 4가지다. ▶가슴 통증과 압박감, 불편감 ▶호흡곤란 또는 숨 가쁨, 호흡 시 통증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실신 등이다. 추진단은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