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리모델링…연말 전후 착공
2018년 전씨가 청도군과 코미디 관련 행사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떠난 후 수년째 방치 중인 코미디철가방극장의 현재 모습이다.
이렇게 3년째 방치 중인 코미디철가방극장이 결국 간판을 모두 뜯어내고, 다른 시설로 탈바꿈한다.
청도군 관계자는 19일 "소주병·짜장면, 웃음건강센터 간판 등을 모두 철거하고, 반려동물 관련 시설, 주민문화시설 등으로 채운 새 시설로 코미디철가방극장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도군은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업계획 승인을 요청하고, 리모델링을 위한 사업비와 계획안을 마련했다. 코미디철가방극장에 대한 시설 리모델링 예상 비용은 23억원(프로그램 비용은 별도) 정도. 청도군은 농림부 승인이 나면 연말 전 극장 철거 작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코미디철가방극장은 지자체 '셀럽(유명인사) 마케팅'의 모범 사례였다. 극장 주변은 원래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던 마을이었다. 2008년 저수지가 생기면서 수몰 마을 주민들이 옮겨와 정착했다. 외딴 마을은 2012년부터 딴 세상이 됐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면서 활기가 넘쳐났다. 청도군과 농림수산식품부가 12억원을 들여 코미디철가방극장을 열면서다.
극장 개관은 2007년 전원생활을 하려고 청도에 와있던 전씨가 마을 주민들과 더불어 이끌었다.
‘전유성’이라는 이름의 유명세와 개그맨 지망생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공연, 절로 웃음이 나오는 극장 모습…. 이곳을 찾으면 “배꼽이 빠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관 후 7년간(2012~2018년 4월) 20여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공연 횟수만 4400여 회에 달한다. 인구 4만여명의 청도에 새로운 홍보탑이 생겨난 셈이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적잖았다. 극장 일대 마을(성곡리·현리리·수월리·봉기리) 주민들은 조합을 만들어 외지인들에 음식을 팔았다. 감 따기, 에코백 만들기 같은 다양한 체험 행사도 운영했다. 청도군 측은 “조합에서 식당과 체험 행사 등으로 2015년 이후 해마다 2억원 이상을 벌었다”고 전했다. 극장 문을 닫은 산골은 다시 조용해졌다.
청도군 한 간부는 "세금으로 지은 시설을 더는 방치할 수 없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지역 명소가 되도록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시설에 접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