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수익률 평균 5.7% 그쳐
미운 오리가 백조가 된 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다. 코스닥 지수가 급반등하며 갑자기 수익률이 30% 넘게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기대 이하다. 'KTB코스닥벤처' 펀드는 연초 이후 8.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4%포인트 가까이 낮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 펀드(7.9%)와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펀드(5.9%) 등의 성적도 저조했다. 그나마 '브레인코스닥벤처' 펀드(11.5%) 등이 10% 넘는 수익률로 선방했다.
이들 펀드 수익률이 시원찮은 건 일차적으로 코스닥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탓이다. 지난해 44.6% 폭등한 코스닥 지수는 올해 8.9% 올랐다. 최근 코스닥이 1050선을 넘는 등 고점을 높이고 있지만, 올해 상승률만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운용자산 일부를 코스닥 종목으로 담기 때문에 지수와 수익률이 연동될 수밖에 없다. KTB코스닥벤처 펀드는 편입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코스닥이다.
공모주 열기가 주춤해진 것도 한몫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엔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코스닥 공모주가 급등하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 올렸지만, 올해는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이 적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공모주의 주가 상승 강도가 약해진 점이 수익률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반기 대어급 IPO 기대
다만 연중 최고치 수준인 코스닥 지수는 부담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인 만큼 지난해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투자하면 투자금의 10%(최대 300만원)를 소득공제해주지만, 펀드를 3년간 보유해야 하는 게 전제다. 3년 안에 해지하면 이미 환급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는 얘기다.
같은 코스닥 벤처펀드라도 운용 전략이 제각각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운용 자산의 50%를 코스닥과 벤처기업으로 채우는 요건만 맞추면 되다 보니, 나머지 투자 자산은 천차만별이다. 공모주나 코스피 대형주를 담은 상품이 있는가 하면 벤처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채운 상품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운용 전략에 따라 기대 성과, 리스크(위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펀드를 잘 따져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