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80석, 날치기해 줘야” 유승민 “이, 국민 우습게 봐”

중앙일보

입력 2021.07.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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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앞줄 왼쪽)가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부가 민주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론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추경안) 총액이 증액되지 않으면 기재부 동의 없이 (국회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여권 의석수인) 180석 얘기를 자주 하지 않나.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해 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정부나 야당과의 협의를 건너뛰고 추경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재정 여력을 들며 추경안 원안을 고수하는 데 대해서도 “전 국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나, 80%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는 게 무슨 재정상 차이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추경 단독처리 주장
원희룡 “이, 과격한 본성 돌아와”
여당 내서도 “막말 리스크 커졌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정의 기본과 품격부터 갖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품격과 품위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날치기 하라’는 표현도 충격적이고, 의회민주주의를 묵살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도 전부터 저런 식이면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자신 뜻대로 안 될 때 뭐라고 할지, 어떻게 국정을 이끌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품격을 생각하면서 투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충격적 발언”이라며 “원래의 이재명, 위험하고 뻔뻔하고 과격한 본성으로 돌아왔다”고 썼다. 원 지사는 “날치기를 대놓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비정상적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원 지사는 이 지사의 캐릭터를 “마음에 안 들면 없애버리는 사람, 공무원은 선출직에 의해 지시받는 자라고 인식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원 지사는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 감사 때 산업부에 자료 폐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걸 언급하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정부, 갑질 정부가 현실이 돼 공무원 원전 자료 폐기 등이 일상사가 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최근 이 지사의 일부 발언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막말 리스크가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발언해 당내 경쟁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해당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가히 성추행 전문당이라는 비아냥이 무색할 만큼 민망하고 저급한 막장토론”(6일 김기현 원내대표)이란 비판이 나왔다.
 
또 지난 13일엔 이 지사의 최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동네 싸움판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사람을 나머지 사람들이 소위 돌림X 하듯이 그렇게 공격하고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사과했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도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