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인 내가 받는 별점에 따라 당장 손해 볼 일은 없다. ‘당근마켓 매너온도’(거래 상대의 평가가 결정)처럼 공개되는 점수가 아니고, 미국 우버 앱처럼 별점 낮은 승객이 배차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상호평가 제도 덕에 어느 한쪽(보통은 소비자)이 무조건 왕인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가 여전히 왕인 줄 아는 시장도 있다. 영세 상인이 많은 외식업, 특히 배달 음식 시장이다. 소비자의 일방적 갑질이 의심되는 ‘별점테러’를 받고 밤잠 설쳤다는 사장님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수두룩하다.
눈여겨볼 건 플랫폼과 ‘리뷰 시장’의 관계. 플랫폼도 악질 리뷰를 걸러내려 노력한다지만,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이 남긴 상세 리뷰가 쌓일수록 플랫폼은 흥하기 때문.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구매후기 작성하면 적립포인트를 주는 이유다. 그래서 별점을 없애고 가게 특색 중심의 리뷰를 받는다는 네이버 방식이 더 좋을지, 잘 모르겠다. 별점은 집단지성으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었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플랫폼의 리뷰 관리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필요한 조치다.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 데이터가 플랫폼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보길 바란다. 택시업계는 승객의 기사 별점과 여러 변수를 엮은 알고리즘을 콜 배차에 반영하는 상품이 논란이다. 소비자도 택시 배차가 잘 안되면 1000~3000원씩 웃돈을 낸다. 내가 기사에게 받은 별점이 배차에 반영될 날이 올 수도 있다. 배달앱보다 조금 더 앞서 있는 택시 시장을 보니, 소비자 다음 왕은 확실히 알겠다. 알고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