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숙소는 도쿄 분쿄의 오카노미즈 에키 키타 호텔. 싱글 침대 1개와 작은 책상이 놓인 11㎡(3.3평) 규모다. 짐을 놓으면 화장실 가는 길목만 간신히 확보될 만큼 좁다.
나흘 동안 ‘슬기로운 격리 생활’
시간 내 다녀오려 뛰어다니기도
일주일 새 코로나19 검사 6차례
일본에서만 코로나19 검사를 네 번이나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한 번, 숙소에서는 세 번 ‘셀프’로 했다. 앞서 출국 96시간 전에 한국에서 두 번 검사했으니, 일주일 새 여섯 번이나 검사를 받았다. ‘도쿄올림픽’이 아니라 ‘생존 올림픽’ 같다.
사실 입국 첫날 키트만 받았을 뿐 제출 방법을 전달받지 못했다. 자정이 넘어서야 조직위원회로부터 ‘수거하러 호텔로 가겠다’는 이메일이 왔다. 기자가 호텔 로비로 내려가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직원은 수량이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키트만 받아 들고 호텔을 떠났다.
격리 기간 중 유일하게 허용된 자유는 ‘편의점 15분 방문’이다. 편의점에 가려면 로비에 상주하는 검역 보안요원에게 외출 사실을 알리고 수기로 방 번호와 시간을 적는다. 호텔을 나설 땐 스마트폰 GPS를 반드시 켜야 한다. 검역보안 요원은 24시간 4명이 교대로 상주한다. 편의점 방문 시간이 15분을 넘을 경우 곧바로 조직위원회에 신고한다. 1차는 경고, 2차는 취재 카드를 반납하는 조치가 내려진다.
한 번은 시간이 늦어져 편의점에서 뛰어온 적도 있다. 예능 ‘런닝맨’ 미션처럼 간신히 세이프했다. 우리나라 배달앱과 비슷한 ‘우버이츠’를 통해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곳곳에 방역의 허점이 있다. 취재진 숙소에 일반 투숙객도 머물고 있다. GPS 정보를 바꾸는 앱도 있다고 한다. 여러 생각 끝에 이런 의문도 들었다. ‘편의점에 다녀오기까지 15분은 안전하고, 16분부터는 위험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