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만 명이 넘었다”(12일 윤호중 원내대표)는 등 연일 자랑하는 선거인단 수가 유일 지표라면 조만간 “대성공”이라는 자화자찬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문재인 후보에 표를 줬다 등을 돌린 이들 중 일부의 관심이라도 회복해 본선 승리의 희망을 찾는 게 흥행이라면 전망은 어둡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첫 총리로 부동산 망국의 첫 매듭부터 지켜봤지만 뭣이 문제인지 말하지 않았다. 막장극 ‘추-윤 갈등’의 감독자였던 정세균 전 총리는 속사정을 고백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하염없이 반복된 인사 참사에 대해선 둘 다 대통령과 연대책임자지만 일언반구가 없다. 초선 때 문자폭탄에 굴하지 않는 쓴소리로 대선 도전의 명분을 잡은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만 물어뜯다 “여긴 어디, 나는 왜”라고 물어야 할 판이다. 그 와중에 이 지사는 당분간 ‘원팀’이 먹을 “국밥”만 말기로 한 모양이다.
6인의 용사처럼 ‘정권 재창출’을 이유불문의 당위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들 “본선부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경선에선 집토끼의 마음을 사는 게 급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본선 대로에서 벌이는 급유턴 활극은 더 이상 박수 받기 어렵다는 걸 이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후보가 입증했다. 캠프마다 정책들을 쏟아내지만 유권자 중에 성찰과 반성의 뿌리가 없는 꾸밈말을 비전이라 믿는 몽상가는 그리 많지 않다.
이대로면 민주당이 기대할 것은 재·보선 참패로 끊겼던 ‘야당 복’의 재림밖에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전두환” “선무당”이라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탱자”라고 조롱하는 데선 그런 바람이 느껴진다.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