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 기대지수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소비자가 예상하는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8%였다. 2013년 뉴욕 연준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향후 3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3.6%였다.
미국 미시건대가 최근 조사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4.2%였다. 지난달(4.6%)보다는 0.4%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 5월을 제외하면 2011년 4월(4.6%)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높다.
기대인플레 4.8%…통계 작성이래 최고
가계나 기업 등 주요 경제주체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물가를 예상한 수치가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가계와 기업은 그에 따라 소비나 투자의 정도를 결정하게 된다. 물가 하락이 예상되면 가계는 소비를 미룰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상승을 예상하면 소비를 늘리거나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임금이나 투자 규모,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가계가 물가가 급격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이를 감당하기 위해 급여를 더 요구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상황은 더욱 빨라지고, 오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경제 심리가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美 저물가 시대 종말" 분석도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는 2018년 1월 3.1%에서 3년 만에 19.3%로, 6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도 같은 기간 8%에서 20.7%로 상승했다.
여전한 Fed "인플레는 일시적" 고수
고용에 방점을 찍은 Fed의 입장에서 '인플레 파이터'의 본성을 드러내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뉴욕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도 “고용과 물가 부문에서 아직 상당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대 고용률과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에 도달하지 않았기에 아직 Fed가 긴축으로 전환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Fed가 믿는 구석도 있다. 최근 목재와 구리, 농산물 등 급등하던 원자재 가격이 내림세를 보인다. 경기 회복의 척도로 여겨지는 국채 금리도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인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해 3월 1.7%까지 치솟았으나 12일(현지시간) 1.3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관건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다. 지난 5월 CPI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5%를 기록하며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류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Fed의 호언장담에도 6월 CPI가 높게 나오면 긴축의 시간표가 당겨질 수도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6월 CPI 상승률은 5~5.1%, 근원 CPI는 4%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만일 6월 CPI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높으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Fed 역시 긴축정책 전환에 대한 압력을 다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