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품권 500억 어치가 사흘여 만에 어김없이 또 '완판'됐다. 포항시는 12일 "지난 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올 하반기 첫 판매분 상품권 500억 원어치가 사흘 만에 대부분 팔려나가고, 12일 현재 5억원 정도의 정책 발행분 정도만 남았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올해 3520억 원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키로 하고, 앞서 상반기 1900억 원어치를 먼저 판매 완료했다.
포항상품권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례로 발행하는 지자체 상품권이다. 현금 역외 유출 방지를 위해 경남 거제 등 전국 50여 개 지자체가 비슷한 자체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자체 상품권을 사려고 포항처럼 긴 줄을 서는 장면, '완판' 행진 사례는 찾기 어렵다.
포항상품권은 포항 시민만 포항 시중 은행 160여곳에 줄 서서 구매하는 게 아니다. 대구·부산·경북 경주 등 외지인도 대기하고 있다. 포항시 한 간부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상품권을 산다. KTX 같은 곳에서 반짝 판매를 하는데, 그때 많이 산다. 미리 챙겨뒀다가 휴가 때 포항에 놀러 와서 사용하기 위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상품권이 왜 이렇게 잘 팔리는 걸까. 만 원짜리 상품을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10%'라는 높은 할인율에 더해 많은 가맹점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포항지역 전체 상점은 3만여 곳이다. 이 가운데 1만6000여 곳이 상품권 사용 가능 가맹점이다. 친정이 포항 남구에 있는 주민 권모(34) 씨는 “건어물을 사고, 헬스장을 끊고, 주유소에서도 쓸 수 있다”며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나머지 액수는 상품권 대신 현금으로 주는 것도 장점이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완판 행렬을 보면서 포항상품권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며 "지역 화폐를 더욱 확대화하는 방향으로 하반기에는 모바일상품권 출시와 더불어 지역 배달 앱까지 연계해 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