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찌르고 극단적 선택
WSJ, 경찰 피습 사건 파장 보도
시민들, 애도하며 '순교자' 추앙
당국 압박에 저항 수위도 올라
같은날 홍콩 최고통치권자의 관저 인근에서는 휴대용 연료통 6개와 인화성 물질이 담긴 병 3개를 소지하고 있던 19살 여학생이 발견돼 방화 사건 연루 혐의로 경찰이 체포했다. 사흘 뒤엔 경찰서 방화 및 경찰관 살해를 선동한 혐의로 26세 남성과 20세 여성이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일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과 지역 온라인 포럼 사이트(LKHKG)에 경찰서 방화와 경찰관 살해 등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일에는 폭발물을 제조해 홍콩 시내 곳곳에 설치한 뒤 폭탄 테러를 하려던 혐의로 용의자 9명을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검거한 9명 중 6명이 중고생이라며 이들 일당이 침사추이의 호텔에 마련한 실험실에서 사제 폭탄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급진적인 정부 반대자들이 앞으로 수년간 더 극단적인 전술에 의존할 수 있다”며 테러 위협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입법 회의에 출석해 “(테러에 대한) 공감은 지지가 되고, 지지는 참여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홍콩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입법도 검토하고 있다.
WSJ "억압하면 오히려 부추기는 꼴"
또 지난 1일 벌어진 사건이 홍콩의 첫 번째 ‘자살 공격’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티베트에서는 수십 명의 승려들이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분신했고,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역시 경찰에 대한 자살 폭탄 사건을 벌여왔다. 당국자들은 홍콩 내에서 이 같은 위협이 지속되지 않도록 더 많은 법을 시행하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둘러싼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홍콩 정부가 억압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빅토리아 후이 노트르담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애도와 테러를 연결하는 것은 이미 홍콩 시민에 대한 조치가 ‘탄압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