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처럼 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정오쯤 여의도 식당가는 썰렁했다. 과거 한 방송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적 있는 일식 전문점은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일부 식당이 상가 복도에 대기 의자를 내놨지만, 대기자는커녕 매장에도 손님은 드물었다. 여의도의 한 회사에 다니는 30대 이모씨는 "그동안 긴장감 없이 근처 식당가에서 밥을 먹어왔는데, 한동안은 조심할 예정"이라며 "점심·저녁 약속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4차 대유행’ 본격화…불안한 시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기업들은 거리 두기 지침을 강화하고, 재택근무를 늘리는 분위기다. 이날 트위터에는 “오늘부터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70% 재택근무를 강하게 추진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와 같은 글이 쏟아졌다. 한 40대 공무원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회의나 회식은 최소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만남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4단계 카드 만지작…“통금 시대 오나”
코로나19 4차 유행이라는 중대 위기가 시작하면서 방역 당국은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4단계가 적용되면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사실상 퇴근 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초강수 조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팔로워 16만 명의 서울 관련 페이스북에는 “외출이 금지되는 사태” “통금시간이 생기는 것이냐”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서울을 막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방역 고삐’가 풀린 모습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 수도권에서는 현재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연장됐지만, 일부 식당 등은 5인 이상 예약을 받고 있다. 이른바 ‘테이블 쪼개기’나 ‘예약 쪼개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한식당 측은 “4인까지 테이블을 나눠 앉으면 인원수 상관없이 예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방역당국자로서 국민께 송구하다”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 급증으로 시작된 지금의 유행을 빠르게 꺾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국민의 단합된 ‘멈춤’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