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김오수, 검찰 인사안 이견
당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2시간에 걸쳐 1차로 검찰 인사 논의를 했던 박 장관과 김 총장은 당일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예정에 없던 저녁식사까지 하며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당초 예상은 양측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지만, 면담을 끝내고 나온 박 장관과 김 총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김 총장은 “설명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언급을 약 1분 동안 4차례 하기도 했다.
결국 이튿날인 지난달 4일 박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이성윤 당시 지검장의 최종 보직은 ‘서울고검장’으로 바뀌었다.
“후배 신망 잃었는데 실세 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 고검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사장 승진에 이어 이른바 ‘검찰 빅4’ 요직 중 3개 보직을 연달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에 연이어 발탁됐다. 이에 화답하듯 ‘채널A 사건’ , ‘윤석열 전 총장 부인·장모 사건’ 등 당시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정치적 성격의 사건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며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팀의 무혐의 결재를 6개월여 미뤄 후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총장 직무정지 및 징계 청구 사태를 두고 서울중앙지검 1‧2‧3‧4 차장와 공보관까지 차장검사급 전원이 이 지검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이후론 리더십이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될 만큼 정권의 신임도 두터웠다. 이에 김 총장 입장에서는 김대중 정부 때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총장에 앞서 대검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총장보다 센 실세 차장’ 역할을 했던 것처럼 ‘식물총장’이 될 수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