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해진 김정은 포착···맞담배 피던 이병철, 앞줄 쫓겨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8 11:18

수정 2021.07.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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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2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8일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27주기인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이날 전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권력서열 5위안에 들었던 이병철(왼쪽 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셋째 줄로 밀려났다. 오른쪽 원은 실각설이 돌던 박정천 총참모장.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당정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병철(앞줄 왼쪽)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흰색 군 정복을 입고 참석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김 위원장은 각종 국가기념일을 기해 이곳을 참배하곤 했는데, 지난해 김 주석의 생일(4월 15일)때 그가 참배를 거르면서 신변이상설을 불러왔다. 특히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다시 등장한 시점에 북한 매체가 그의 참배사진을 공개하면서 건재를 확인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참배 땐 5명만 대동
150여 명 당ㆍ정ㆍ군 고위 간부와 자리해
셋째줄로 밀려난 이병철은 인민복 착용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5일 부인 이설주 여사 등 5명만 대동하고 참배했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당ㆍ정ㆍ군 고위 간부 150여명과 동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선 당국도 주목하는 부분인데 비만이었던 김 위원장이 체중조절을 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건강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단,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이후 집중적인 체중 감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참배 사진에서도 그의 턱선이 살아나는 등 갸름해진 모습이 포착됐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집권 직후 발목 이상으로 한 차례 고생을 했을 뿐 별다른 건강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은 30대여서 성인병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 체중조절을 통해 건강관리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참배 사진 중엔 기존 맨 앞줄에 자리했던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셋째 줄로 밀려나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질책한 뒤 당 정책 결정의 최정점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해임했다. 


북한은 당시 해임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병철의 해임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특히 이병철은 이전 열병식이나 참배 등 공식행사 때 군(軍) 정복을 착용했지만 이날은 인민복을 입고 등장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현역 군인일 경우 공식행사에선 정복을 입는다”며 “이병철이 인민복을 입었다는 건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 현역 군인에서 물러났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는 숙청이 아니라 군 수뇌부 자리를 내놓고 중앙당의 전문부서 부장 등으로 ‘하향’ 조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병철은 2016년 8월 북한이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성공 직후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 승승장구했다. 따라서 그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내놓고 군수공업부장 등의 직책을 수행하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