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은 올해부터 ACL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확대했다. 서아시아 20개국, 동아시아 20개국을 4개국씩 10개조로 나눴다.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축구 약소국 팀들의 출전이 늘어났다. 랏차부리(태국), 비텔(베트남), 카야-일로일로(필리핀)는 이번에 처음 본선에 올랐다. 호주 A리그 팀들이 출전을 포기한 탓에 더욱 동남아 팀들의 비중이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본선답지 않은 일방적인 점수 차 경기들이 속출하고 있다. H조 전북은 탬피니스 로버스(싱가포르)를 9-0으로 이겼다. I조의 대구FC도 유나이티드 시티(필리핀)에 7-0으로 승리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도 같은 팀을 8-0으로 꺾었다.
호주 뿐 아니라 리그 일정과 겹쳐 중국 팀들이 1진을 보내지 않는 탓에 더욱 김이 샜다. 아시아 최고 리그라는 대회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참가국이 늘어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경기 수준과 별개로 다득점을 해야할 이유가 있다.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예전과 달리 조별리그 1위만 16강 티켓을 무조건 얻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선 1위를 차지하거나 동아시아 5개 조(F~J그룹) 2위 팀 중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승점이 같을 경우엔 골득실을 따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6일 현재 K리그 팀 중에선 울산 현대(4승·승점 12)와 전북 현대(3승 1무·승점 10)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은 사실상 조 1위가 유력하다.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3승 1무 1패·승점 10, 골득실 4)와 대구(3승 1패·승점 9, 골득실 14)는 현재 조 2위다. 포항은 이미 나고야 그램퍼스가 5연승으로 1위를 확정지어 2위를 노려야 한다.
대구 역시 현재로선 2위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골득실까지 따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두 팀 다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골득실로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 한 골, 한 골이 소중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