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못 나가자 국내 예약 몰려
귀국 땐 격리, 코로나 검사비 부담
"휴가철 물가 터무니없이 올라"
그는 “이것은 수요와 공급 문제”라며 “인기 휴양지의 주택 소유자들과 업체들은 올해 휴가객들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숙소가 부족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올해 해외여행 대신 집과 근거리에서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의 인기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들 국내 휴가로 돌아서는 이유 중 하나는 해외를 오갈 때마다 겪는 자가 격리와 코로나19 검사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탈리아 등 이웃 국가에서 영국발 입국자의 방역을 강화했지만 영국 정부는 7월 19일 예정대로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하겠다고 밝혀 영국 국민들로선 국내 휴가 외엔 다른 선택지를 찾기가 힘들어졌다.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 영국에서는 실내외 어디서든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스포츠 경기장과 극장 내 수용 인원 제한이 없어진다. 또 나이트클럽 등 유흥시설도 정상 영업에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활동에 제약이 있는 해외보다 자유롭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국내 여행이 더 편해진 측면도 있다.
문제는 피서객을 수용할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미 콘월주의 1박 평균 숙박비가 2019년보다 30% 올랐고, 동부 유명 해변 휴양지인 링컨셔주의 스케그네스도 평소 35파운드(4만원)에서 120파운드(19만 원)까지 올랐다. 1박 평균 120파운드(18만 원)를 유지하던 웨일스 펨브로크셔 주도 27% 올라 175파운드(26만 원) 선에서 예약되고 있다.
휴가 시설을 찾는 사람은 많고 숙소는 적다 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자택을 글로벌 숙박공급 업체인 ‘에어비앤비’에 등록해 여름 한 철 장사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여행의 인기는 공원 캠핑장, 카라반 여행 수요도 끌어올렸다. 영국의 카라반 대여·판매 업체인 ‘로빈슨 카라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은 지난해 대비 20% 증가했고, 카라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카라반 대여 가격도 올랐다. 콘월주 뉴키에 위치한 한 카라반 시설의 일주일 대여료는 4인 가족 기준 3869파운드(606만 원)로 인근 펜션 사용료를 넘어섰다. 데일리메일은 그동안 호텔이나 펜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카라반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급하게 카라반으로 숙소를 정했지만 일주일 사용료로 3699파운드(580만원)를 내야 했다. 브리튼은 “몰타에서 일주일 여행 예산은 항공료·식비·숙박비 모두 합쳐 2500파운드(400만원)에 불과했다”면서 “국내 여행은 숙박비만 해도 그 이상이다. 휴가비가 말도 안 되게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유명 휴가지에서는 숙박비 뿐만 아니라 차량 대여, 식재료 및 공산품 수요가 늘면서 공급 부족사태가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휴가철 물가가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