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임금상승률 3배 넘어
반면 흔히 밥상물가로 부르는 신선식품지수는 4월까지 누계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 3배가 넘는 셈이다. 신선식품지수는 4월 누계 기준으로 2011년(17.8%) 이후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인상률을 보였다. 2011년은 전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이 있었던 시기다.
밥상물가가 큰 폭 오른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류 차질, 이상 기후 때문이다. 또 달걀 등 일부 품목은 최근 확산했었던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도 받았다. 실제 전년 대비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12.6% 상승하며 1991년(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인플레이션 확산
하지만 지난해처럼 하반기 태풍과 장마 등 자연재해가 닥친다면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설사 정부 설명대로 식료품 가격이 안정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하고 있어 전반적 물가 인상이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실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서 시작한 물가 오름세는 다른 품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초만 해도 전년 대비 1.1% 상승을 보이는 데 그쳤지만, 5월과 지난달에는 각각 전년 대비 3.3%와 3.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도 전년보다 1.8% 오르면서 201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상승을 보였다.
임금 넘는 인플레이션 경기 부담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임금이 오르며 물가도 같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임금 상승을 넘어서는 물가 인상은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가 부담에 전체 수요가 줄어들면 기업 경영 실적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기업은행(IBK) 경제연구소가 최근 종사자 수 300인 미만 1000개 중소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9.8%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28.0%의 기업이 올라간 원자재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등 비용 부담만 커진다면 결국 기업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