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립환경연구소 기후변화적응센터와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5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한 논문에서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공급을 고려하면 관개를 통해 바이오에너지 재배를 늘리더라도 탄소 흡수량은 5~6%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독일 연구팀 네이처 논문
탄소중립 달성 중심기술 못 돼
농업용수 공급 한계 고려하면
현재 배출량 3% 흡수도 어려워
농작물이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하고, 농작물을 수확해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이 BECCS를 통해 마너이스 배출이 이뤄진다면, 일부 화석연료를 사용하더라도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도 가능하다는 게 IPCC 보고서가 강조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BECCS를 위해 농작물 재배를 늘릴 경우 많은 토지가 필요하고, 농업용수 소비도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바이오에너지 작물에 쓰이게 될 농경지 면적을 1억8800만~4억4400만㏊로 가정했다.
연구팀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만 의존해 바이오에너지 작물을 재배할 경우 209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BECCS로 흡수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은 8억2000만~19억9000만 탄소톤(Ct)으로 추산됐다.
강우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60~71%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하수가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등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개할 경우 BECCS 잠재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지속가능한 관개 조건에서 추가로 취수할 수 있는 양이 1660억~2980억㎥로, 이는 현재 농업용 취수량 전체(2010년 2조7690억㎥)의 6~1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물을 공급한다 해도 바로 탄소가 흡수되는 게 아니다.
작물의 탄소 포집률이나 바이오에너지로의 전환 효율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지속가능한 BECCS 잠재력은 연간 8억8000만~2억900만 탄소톤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강수에만 의존할 경우에 비해 5~6% 증가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수자원 고갈이나 생물 다양성 손실, 식량 부족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BECCS로 해결할 수 있는 탄소는 연간 8억8000만 탄소톤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혹은 2도로 묶는 데 필요한 BECCS 양으로 기존 연구들에서 제시됐던 16억~41억 탄소톤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배출한 온실가스는 306억 탄소톤이었다.
현재 배출량을 적용한다면, BECCS로 해결할 수 있는 전체 배출량의 3%도 안 되는 셈이다.
여기에 화석연료 소비와 직접 상관없는 산업공정(시멘트 ·철강)과 축산·폐기물 분야의 배출량까지 고려하면 BECCS 해결할 수 있는 비율은 더 떨어진다.
결국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
BECCS가 탄소 중립의 지배적인 기술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관리 기술이 개발되면 농업용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초본 작물보다 수확 간격이 훨씬 길기는 하지만 산림을 통한 BECCS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BECCS에 대한 연구는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