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인민일보는 1면에 시진핑·펑리위안(彭麗媛) 부부가 전날 북한의 대형 단체 체조와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평양 5·1 경기장 주석단에 자리한 두 정상 부부의 사진과 함께다. 기사는 공연을 이렇게 기록했다. “북한 민족 특색을 갖췄으며 ‘사회주의 우리 고향’ ‘승리의 메아리’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불패의 친선단결’ 4개 장절로 북한 사회주의 사업의 발전과 성취를 노래하고, 북한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바람을 표현했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는 10분 30초에 걸쳐 공연을 전했다. 인민일보 사진에 가렸던 김정은·시진핑 초상화, 수 만명 카드 섹션의 ‘시 할아버지, 당신의 큰 기쁨을 보았습니다(習爺爺 見到您很高興)’까지 여과 없이 전했다. 노동신문이 밝힌 공연 제목은 ‘불패의 사회주의’였다.
공연 풀버전은 1일 저녁 TV로 접했다. 대약진·문혁·천안문 등은 쏙 빠진 초대형 역사극이었다. 필자는 2019년 5월 15일 같은 체육관에서 펼쳐진 공연 ‘아시아 문화 카니발’을 취재했다. 이른바 ‘아시아 문명 대화대회’ 부속행사였다. 규모와 화려함은 ‘위대한 여정’에 못지않았다. 붉은색만 적었다.
2018년 3월 이후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베이징 3회, 다롄(大連)·평양에서 각 1회, 모두 다섯 차례 만났다. 회담과 만찬 및 단독 만남까지 수십 시간의 대화를 나눴다. 당시 두 정상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대화록은 남아 있을까. 이번 공연은 그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곧 북·중 원조 조약 체결 6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