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등에서 97건의 집회와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할 것으로 예상해 이곳을 사전 봉쇄했지만, 주최 측은 종로3가로 옮겨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 자체 추산 8000여 명의 조합원은 종로3가 일대 도로를 점거한 뒤 오후 2시40분쯤 집회를 시작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의 생존과 안전, 고용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했던 것만이라도 지켰다면 이 자리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3가 인근에서 행진을 했다.
경찰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집시법과 방역법 등을 근거로 해산 권고 방송을 했다. 집회 후반부에는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청계천 주변에서 행진을 마친 이들은 오후 3시45분쯤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종로서 기습 시위…수천 명 참석 도로 점거
이날 오전부터 한남대교 북단에서 차량 검문을 담당한 장명신 용산경찰서 교통계장은 “오전에 승합차에 탄 집회 참가 예정자 7명을 확인해 진입을 막았다”며 “단체 승객 중 집회 참가가 의심되는 이들은 최대한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오후 1시50분쯤부터 지하철 3개 노선(1·3·5호선)이 지나는 종로3가역을 무정차로 통과하도록 해 집회 참가자들의 역사 진입을 막았지만, 현장에는 이미 상당수의 조합원이 집결한 뒤였다.
경찰 “집시법 위반 등 엄정 수사”
도심 집회와 10인 이상 장외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서울시도 주최 측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