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826명이며 국내 발생 환자는 765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확진자 중 서울(337명), 경기(260명), 인천(22명)에서 80%(619명)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09명으로 새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 기준(500명)을 뛰어넘었다.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은 3단계 기준(195명 이상)을 훌쩍 뛰어넘어 4단계 기준(389명)을 넘보고 잇다. 경기도 이날 확진자가 급증하며 3단계 기준(268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부터 새 거리두기가 적용된 비수도권의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전날(105명) 대비 비수도권 지역의 확진자도 146명으로 늘었다.
20~30대 확진자가 전체 신규 확진자의 4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게 되면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고 음주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노출을 통해 유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이 전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접종을 받지 않고 사회활동이 활발한 20∼30대에서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0세 이상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며 이들 연령대의 확진자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건 다행스러운 점이다. 확진자 수가 늘어도 고령 환자 수가 크게 늘지 않다보니 위중한 환자나 사망자 수도 큰 변동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층이 200만명 이상이고, 1차만 접종한 60대 이상이 70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백신 방어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델타 변이가 계속 확산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당초 1일 거리두기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ㆍ경기ㆍ인천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인도발 델타 변이 집단감염이 확인되자 비수도권 지역에만 새 거리두기를 적용했다. 수도권 지역에는 7일까지 현행 거리두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 오후 10시 영업제한 조치가 유지된다. 당국은 수도권에 새 거리두기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새 거리두기 적용과 동시에 3단계로 격상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거리두기 연장해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확진자가 증가한 건 거리두기 효과성이 떨어졌고, 지역사회 잠재된 감염이 기승부리는 것이 원인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만 강화해봐야 국민들의 반발은 강해지고 기대한만큼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학교장, 기업 대표, 종교단체장, 스포츠ㆍ문화행사 주관자 등이 신속항원, 신속PCR 검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해서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전략도 바꿔야 한다”라며 “그간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집중해왔고 효과 거뒀지만, 앞으로는 전파 차단을 위해 감염의 길목에 선 2030세대나 확진자 많이 나오는 특정 업종 종사자에 먼저 맞춰야 한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