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77개 해수욕장 중 263개 일제히 개장
“백신 접종에다 새로운 방역지침이 속속 시행되는 만큼 올해는 전국에서 피서객이 몰려올 것 같다.”
“장사하는 사람이 손님을 못 받으니 죽을 맛이었는데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오는 3일 개장하는 충남 태안의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이 한 말이다. 상인들은 해수욕장 개장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손님 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피서객이 반 토막 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본 기억이 떠올라서다. 상인들은 최근 백신 접종이 급속히 이뤄지는 데다 지자체별로 방역기준이 속속 완화되고 있어 올해 여름장사에 잔뜩 기대를 거는 표정이었다.
지난 1일 부산과 제주·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의 해수욕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올해 전국 277개 지정 해수욕장 가운데 14곳을 제외한 263곳이 손님을 맞는다. 충남과 경남 해수욕장은 각각 3일, 전남 해수욕장은 9일 개장할 예정이다. 강원에선 9일 양양이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나머지 해수욕장은 16일 개장한다.
부산·제주·인천·울산, 1일 해수욕장 열어
상인들 "백신 효과로 작년 부진 만회할 것"
부산 7개 해수욕장 마스크 의무 착용
부산 지역 7개 해수욕장은 지난 1일 개장과 함께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해수욕장 특성상 밀집도가 높고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24시간 마스크 필수 착용과 야간 음주·취식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해수욕장별로 다르다.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은 4일까지 4인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광안리와 송도 등 5개 해변에서는 ‘8+@(접종 완료자)’까지 같이 모일 수 있다. 부산 지역 해수욕장에선 전화로 방문 이력을 남길 수 있는 안심콜로 이용 인원을 관리하고 발열 체크도 의무화했다. 해수욕장 근무자는 체온(37.5도)을 초과할 경우 색깔이 변하는 스티커를 부착한다.
제주 12곳 8월 31일까지 운영
제주 지역 12개 해수욕장도 지난 1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8월 31일까지 두 달간 12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28일 방역대책을 발표하고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도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이며, 사적 모임은 6인까지 허용된다.
충남 지역 33개 해수욕장은 3~4일 개장한다. 지난해 충남 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은 513만명으로 2019년(937만명)보다 54.8% 줄었다. 이곳 상인들은 지난해 피서객 감소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최초로 지난 1일부터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풀리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크게 완화돼서다.
지자체들, 해수욕장 인파 예상 “방역 강화”
김동일 보령시장은 “지난해에 2년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전 직원이 여름휴가를 미루고 해수욕장에서 상주하는 만큼 국민께서도 정부와 자치단체의 방역지침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강원도는 매년 30만명 이상이 찾는 경포와 망상·속초·낙산·삼척 등 5곳에서는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음주와 배달음식 취식 등을 전면 금지한다. 관리가 어려운 시간에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적한 해수욕장 50곳, 사전 예약 25곳 확대
지난해 전남 지역 13곳에서만 운영했던 사전예약 해수욕장도 전국 25곳으로 확대된다. 사전 예약은 네이버 예약 플랫폼을 통해 지난 1일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전국 해수욕장의 혼잡도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