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의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의 ‘경제통’이다. 지난해 국회에 처음 입성한 후 본회의장에서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기본소득, ‘공정벌금’ 등을 놓고 여권의 주요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연달아 설전을 벌이면서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달 윤 의원에게 직접 연락해 만난 자리에서 ‘정치를 함께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스스로를 윤 전 총장의 “스파링 파트너”라고 칭했다. 스파링 파트너란 권투선수가 실전에 나서기 전 연습경기에서 맞붙는 상대를 뜻한다.
윤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들어오면 서로를 더 잘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스파링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며 “같은 편에서 서로 경쟁하는 게 가장 잘 돕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직 당 밖에서 뛰고 있는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오면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1970년대생 여성 초선 의원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전당대회에 이어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발(發) ‘젊치인(젊은 정치인)’ 돌풍이 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초선 의원들이 윤 의원의 자리로 가서 “축하한다”, “당내에 ‘윤계’를 만들자”는 응원 인사를 건넸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의 대선 출마는)우리 당의 건강성과 활력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며 “그에 비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그들만의 리그’로 예측돼 매우 비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일류 정상국가로 가는 길에 앞장서겠다”며 “입법·사법·행정 3부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가야할 길을 알고 있고 또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특히 총선 참패 책임론에 대해 “과거의 저는 죽었다. 이제 성찰을 통해 바뀐 제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표 시절 광화문 집회 등 강경투쟁을 주도했다는 지적에는 “국민들이 먼저 광화문에 나와서 괴로움을 말하고 있는데 제1야당이 국회에 앉아서 무도하게 법을 통과시키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나”라며 “국민을 지키는게 강경보수면 저는 강경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황 전 대표가 최근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인사들을 직접 만나 30여분 간 사과를 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인천시장 재임 시절 송도국제도시를 건설한 리더십으로 유휴농지를 개발해 스마트메가시티를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시장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는 것 때문에 조망받는 건 좀 아니다"라며 "문제는 경제"라고 주장했다.
12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다른 당내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일 전 저서 출간에 맞춰 어젠다를 밝히는 ‘비전 선포식’을 계획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달 중순 지사직을 내려놓고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