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생산자이자 소비자, 프로슈머의 콘텐트로 무한확장”

중앙일보

입력 2021.06.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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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SM 콩그레스’에서 새 비전을 공개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K팝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게 된 이유는 아티스트가 만든 콘텐트를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재창조하는 팬이 있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말이다. 1989년 SM기획으로 출범해 95년 지금처럼 사명을 바꾸고 지난 26년간 K팝 산업을 이끌어 온 SM엔터테인먼트가 회사 비전을 발표하는 행사를 ‘콩그레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었다. 29일 유튜브에 공개한 ‘SM 콩그레스 2021’ 영상에서 이 프로듀서는 “그동안 컬처 테크놀로지(CT)를 통해 수많은 킬러 콘텐트를 만들어냈다. 그 콘텐트와 함께 자란 세대가 만들어나갈 ‘리크리에이터블(Re-Creatable)’ 콘텐트가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SM 새 비전 발표 온라인 콩그레스
이수만 “킬러 콘텐트 가치 커질 것”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프로슈머’와 함께 만드는 ‘콘텐트 유니버스’. 기획사가 콘텐트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K팝 1.0이라면, 팬이 곧 생산자(producer)이자 소비자(consumer)가 되어 쌍방향으로 교류하는 방식이 ‘K팝 2.0 시대’라는 것이다. 이 프로듀서는 “메타버스 콘텐트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예술작품처럼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고 상품가치가 매겨지는 시대에서 SM이 축적해온 킬러 콘텐트는 점점 그 값어치가 커질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프로슈머가 재창조하는 콘텐트로 무한 확장되는 시대를 경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수

이성수 공동 대표이사는 그 예로 ‘핑크 블러드(PINK BLOOD)’를 들었다. 이 대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콘텐트를 재생산하는 프로슈머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홍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며 “SM 콘텐트에 반응하는 팬들이 스스로를 기업 색깔에 빗대 ‘분홍색 피가 흐른다’고 표현하는 것에서 착안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SM 측은 최근 틱톡에 ‘핑크 블러드’ 계정도 개설했다. 여기에 올라온 댄스 챌린지 영상을 시작으로 팬들의 참여를 전방위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또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SM 클래식 레이블을 소개하며 “누구나 K팝을 클래식으로 연주하고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레퍼토리를 공유하고 종로학원·에스팀과 협업한 SM 인스티튜트를 통해 학습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혼합 영상 콘텐트 장르를 지칭하는 ‘CAWMAN’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만화(Cartoon), 애니메이션(Animation), 웹툰(Webtoon),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s), 아바타(Avatar), 소설(Novel)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미국에서 내 이름을 ‘소맨’이라고 불러서 ‘CAWMAN’에 맞춰 만들어봤다”며 “해당 장르로 에피소드를 만들고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영화사 마블 스튜디오의 통합적 세계관을 이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처럼, 그동안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틈틈이 선보여온 ‘SM 컬처 유니버스(SMCU)’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나왔다. 이성수 대표는 “SMCU는 아티스트의 세계관이며 우리가 그리는 메타버스이고 전 세계 모든 팬을 초대하는 거대한 세계”라며 “그 배경이 되는 ‘광야’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고 더욱 풍성한 메타버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SM의 히스토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고 강조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