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에 대한 외자판호를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 중국 정부는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대한 보복 성격이 강했다. 발급 중단 3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서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에 대한 판호가 나왔다. 그리고 반면 만에 다시 한국 게임에 판호가 나왔다.
· 판호 발급 소식에 29일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20.52%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8.35%), 넷마블(2.3%), 위메이드(3.02%) 등 중국에서 인기있는 게임 지식재산(IP)을 보유한 게임사 주식도 동반 상승했다.
이번엔 뭐가 달라
게임업계에선 이번 판호 발급은 지난해 12월 서머너즈 워 때와는 조금 다르다고 본다.
· 서머너즈 워는 2014년 4월에 출시됐다. 전 세계 누적 1억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글로벌 히트작이지만 판호 발급 시점엔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 판호를 받은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중국 서비스(안드로이드 마켓)는 출시 전이다.
· 검은사막 모바일은 사정이 다르다. PC게임 검은사막을 모바일로 재해석해 2018년 2월 한국에 출시된 게임. 중국 최대 게임포털(17173.com)에서 꼽은 모바일 출시 기대작 3위에 올라있다. 지금 출시해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게임이란 의미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중국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해 현지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회사, 판호 포기 못하는 이유
한국 게임사들에 중국 판호는 ‘천수답’이다. 줄 때까지 하늘만 바라봐야하는 상황. 없는 셈 치고 다른 시장 개척하면 될 것 같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포기 못하는 이유가 있다.
① 한국 시장 3배: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게임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2786.87억 위안(47조 5300억원)으로 한국(약 15조원)의 3배 이상이다. 전년 대비 20.7% 매출이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도 가파르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을 공략한 넥슨·네오플(던전 앤 파이터), 스마일게이트(크로스파이어),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등이 1조원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② 싱크로율 높아: 중국 게임 이용자 수는 6억 6500만명에 달한다. 콘솔 게임을 선호하는 미국 게이머와 달리 중국 게이머는 PC·모바일 게임을 선호하는 등 한국 게이머와 성향이 비슷하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게임 IP, 특히 동양 무협풍 다중 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중엔 중국에서도 성공한 게임이 많다. 위메이드의 미르 시리즈,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금까지는 다소 의문이었는데 이제 판호발급이 가능해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긍정적이 됐다”며 “넷마블도 중국 판호 발급을 위해 더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중국 정부에서도 한국 게임 판호를 신청하라고 한 적이 있어 앞으로도 판호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특성 상 언제 판호가 다시 나올진 알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국내 대형 게임사 한 관계자는 "판호는 실제 나올 때까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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