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국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을 쏟으며 이와 관련한 채권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 가운데 최초로 그린본드(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했던 LG화학은 29일 10억 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추가 발행하며 친환경사업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LG화학, 1조 규모 녹색채권 발행
LG화학은 국내 일반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외화·원화 ESG채권 발행에 성공했고 누적 규모로도 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5억6000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 2월 8200억원 규모의 원화 ESG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다. 이번 10억 달러 규모 녹색채권 발행으로 ESG채권 누적 발행규모는 약 3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LG화학은 ESG채권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약 2조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대출보다 금리 낮은 ESG채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 25일까지 전 세계 기업의 ESG채권 발행액은 약 2568억 달러(약 29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배로 늘었다. 녹색채권은 전체 ESG채권 발행액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녹색채권 발행액은 약 1628억 달러(약 184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3배 수준이다.
기업도 ESG채권 발행 열풍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는 2000억 규모 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 예측에 1조3100억원 가량의 주문이 들어와 발행규모를 두배로 늘렸다. 현대제철도 2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에 대한 수요 예측 결과 2조700억원의 자금이 몰려 발행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렸다.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5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매수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를 10억 달러로 늘렸다. 지난 23일에는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2000억원 규모의 ESG채권 발행을 예고했다.
ESG채권 발행에 성공한 한 기업 관계자는 “(ESG채권 발행을 통해) 대외적으로 친환경사업에 대한 의지를 알리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저금리로 대규모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ESG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