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규 7집 ‘머스트(MUST)’를 발매한 2PM이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밝힌 컴백 소감이다. 2016년 6집 ‘젠틀맨스 게임’ 이후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이들의 표정에선 설렘이 묻어났다. ‘군백기(군대+공백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하는 완전체 활동인 데다 지난해 초 유튜브에서 한 팬이 찍은 직캠 영상을 시작으로 2015년 발표한 ‘우리집’이 역주행하며 2PM을 향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서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노랫말에 맞춰 손짓하는 안무는 유튜브 댓글 창에서 “도대체 그 집이 어디냐” “6명 중 누구 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등 숱한 명언을 남기며 화제가 됐다. ‘우리집’을 작사·작곡한 준케이는 “이번 기회에 대형 집들이를 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008년 데뷔, 군대 공백기 거쳐
5년 만에 정규 7집 ‘머스트’ 발매
2015년 낸 ‘우리집’ 역주행 화제
“30대만의 매력 보여주고 싶어”
‘우리집’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절제된 섹시함’이다. 2008년 데뷔 당시 ‘짐승돌’로 화제를 모은 이들의 달라진 모습이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재발견된 셈이다. 택연은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이 아크로바틱 등 볼거리가 많은 무대로 에너지를 내뿜었다면 20대에 발표한 곡들은 섹시미를 어필했던 것 같다”며 “이제 30대로 넘어왔지만 그때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타이틀곡 ‘해야 해’를 작사·작곡한 우영은 “나이에 맞게 무르익어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해야 해’ 역시 수트 차림에 절제된 안무로 어른의 매력을 뽐낸다.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등 유튜브를 중심으로 과거 명곡이 끊임없이 소환되는 것도 2세대 아이돌의 수명이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지난 11일 2PM·애프터스쿨·샤이니·오마이걸·나인뮤지스 등이 출연한 SBS ‘문명특급 컴눈명 스페셜’은 CJ ENM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문명특급’ 홍민지 PD는 “2PM의 ‘우리집’은 ‘컴눈명’을 기획하게 된 뿌리가 된 곡”이라며 “‘숨듣명’이 과거 추억을 돌아보는 느낌이라면 ‘컴눈명’은 지금도 활동하는 현재진행형 그룹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90년대생 입장에서는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다”며 “성장하면서 콘텐트를 보는 시선이나 관점도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화를 시작으로 소속사가 달라도 그룹 활동은 병행하는 문화가 정착한 것도 한몫했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2PM 멤버 6명 중 5명은 여전히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2018년 피프티원케이로 옮긴 택연은 “연습생 시절부터 16년 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일로 만난 동료가 아닌 가족 같은 분위기다. 다른 회사에 있다 해도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기에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군대만 다녀와도 퇴물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관리를 워낙 잘해서 현역 아이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2PM뿐 아니라 샤이니·비스트·하이라이트 등 제대 후에도 꾸준히 활동하는 팀이 많아서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