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번 조약 연장으로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중국과 러시아의 틈을 벌리려 한 시도를 차단하는 효과를 노렸다. 특히 중·러 회담을 시 주석의 외교 치적으로 삼기 위해 날짜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사흘 앞으로 맞추는 치밀함도 보였다. 중국은 이날 ‘시진핑 외교 사상과 신시대 중국외교’라고 명명한 인터넷 사이트(chinadiplomacy.org.cn)를 공개하며 시진핑 외교의 대외 선전도 시작했다.
창당 100년, 조약 20년 만료 앞서 연장
시진핑 “세계에 긍정적 에너지 주입”
미국 겨냥 제3국 위협에 즉시 협의 규정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조약 정신의 지침 아래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언덕을 넘고 함정을 건너야 할지 모르지만, 중·러 양국은 계속해서 뜻을 모아 착실히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관영 CC-TV가 전했다. 또 “세계가 혼란과 변혁기에 들어서면서 인류 발전이 다중 위기에 직면한 배경에서 중·러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제사회에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고, 신형 국제 관계의 전범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맞서 중·러가 합심할 것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국익이 충돌한다는 인식 아래 꾸준히 틈 벌리기를 시도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25일 러시아 보수지를 인용해 “중국이란 용은 술과 음식이 풍족할 때는 우정을 앞세우지만 일단 배가 고파지면 사람을 잡아먹는다”면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중·러의 국익 충돌을 부각했다.
중국도 반박에 나섰다. 친중 성향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바이든 정부에게 최대의 악몽은 중국과 러시아 ‘두 개의 전선’에서 대결하는 것”이라며 중러 연대를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