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CNBC 방송의 2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FDA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팩트 시트(기업 혹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하는 주요 사항 요약서)에 심근염과 심낭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25일 추가했다. 경고문에는 지금까지 보고된 부작용을 보면 심근염과 심낭염의 발병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백신 2회차분을 맞은 뒤 며칠 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심낭은 심장을 싸고 있는 두 겹의 막(섬유심장막, 장막심장막)으로 이루어진 주머니다. 심낭 사이에는 약 15~50mL의 액체가 있어 심장 박동 시 마찰을 줄이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심낭염은 이러한 심낭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바이러스 감염, 세균 및 결핵 감염에 의한 심장막염, 결합 조직 질환, 악성종양, 방사선 치료, 약물 과민성 반응, 외상, 요독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동반된 원인 질환의 치료와 함께 증상 완화 목적의 치료를 주로 하며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어 대부분 입원이 필요하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CIP)에 따르면 11일 기준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약 3억 건 가운데 심근염·심장막염 발생 건수는 1226건이었다. 2차 접종한 뒤 21일 이내 12~39세 접종자에게서 이런 질환이 나타난 비율은 100만 명당 12.6명 수준이었다. 2차 접종 후 12~17세 남성은 100만건 당 66.7건, 18~24세 남성은 56.3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관련 사례 신고는 없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4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mRNA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 ·심장막염이 이상 반응으로 보고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mRNA 백신 접종이 주로 75세 이상 고령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일부 30세 미만에 대해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2차 접종까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심근염·심낭염의 연간 10만명당 추정 발생률은 10대 남성 0.21명, 10대 여성 0.12명, 20대 남성 0.33명, 20대 여성 0.17명이다.
질병청은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접종 동의 의사를 파악하고 교육부와 협의하며 기존 고3 학생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고3의 경우 7월 19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고3 이외 대입 수험생은 대상자 명단을 확보해 8월 안에 접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