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만난 이준석 "공수처의 법적·제도적 보완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15:02

수정 2021.06.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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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접견을 마친 뒤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을 찾아 약 10여 분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했다. ‘윤석열 X파일’ 사태 동향, 권력 사건 수사팀의 해체가 예상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등 민감한 사안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실질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만들어지고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면서 (검찰의 업무 분담이) 명확하게 명문화되지 않았다"며 "공수처의 검찰 업무분담에 대한 제도적·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공수처 법적 보완 필요성에 공감

이 대표는 "공수처의 필요성에 대해 야당에서 많은 지적을 했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공수처의 법적·제도적 보완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김 총장은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취임하셔서 인사드리러 왔다"며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서 국민 중심으로 업무를 잘 수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처가 의혹이 담긴 이른바 ‘X파일’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황보 수석대변인은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야당이 김 총장의 취임 후 행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날 만남은 통상적인 덕담이 오가며 무난하게 끝났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권력 수사에 매진해온 검사들은 좌천시키고 친정권 검사들을 앉히려는 속셈이라면 그 온당치 않는 시도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김 총장은 이달 1일 취임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원팀(One Team)’의 면모를 보이며 검찰 인사와 직제 개편 등에 협조하고 있다. 지난 4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되레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중앙지검장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남강고 후배인 이정수 검찰국장이 보임됐다.  
 
김 총장은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권력 사건 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현재 대검찰청에는 월성 원전 사건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선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기소해야 한다는 수사팀 의견이 올라가 있다. 조만간 시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수사팀의 해체가 이뤄지면 해당 사건 처리는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앞서 김 총장은 지난 10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