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 내 대선 후보들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김용민·백혜련 최고위원 등이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냈다. 친문 성향의 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 등은 “경선 연기론에 타당성이 있으니 검토하자”고 맞섰다. 현재 민주당 내 대선 후보들 중 이 지사와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연기 불가 입장이다. 반면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은 경선 연기와 당무위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큰 틀에서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대선 후보 선출 이재명-비이재명 충돌
민생·혁신 뒷전, 정략적 득실 계산 몰두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의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은 늘 있는 일이지만 현재의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두 달이 넘도록 민심을 다독이거나 혁신하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내부 권력다툼에만 매몰되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 이후 민주당은 반성과 혁신을 되뇌었지만 최근 내놓은 각종 세제 개편안이나 정책은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류의 위선과 오만을 버리라는 국민의 명령은 이미 잊은 듯 강성 친문 세력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그 사이 국민의힘은 36세의 이준석을 대표로 선출하며 개혁적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는 리더십을 발휘해 경선 일정을 둘러싼 혼란과 충돌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민생보다는 집안싸움에 열중하는 민주당에 실망하는 국민이 더 늘어나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