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가 노리는 '먹잇감'은 물고기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물 위에 뜬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다'. 강물의 유속을 활용해 물레방아를 돌리고,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얻은 에너지로 배를 움직이는 친환경 선박이다. 플라스틱 등 쓰레기 제거에 효과가 입증되자 2016년과 2018년에도 유사한 형태의 선박이 추가 도입됐다.
[플라스틱 어스] ①추적-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갈까
각국서 플라스틱 오염 막는 신기술 봇물
"기술 보급·활용 위한 재원 시급" 주장도
바지선과 유사한 배가 강에 설치한 그물을 끌어당기고, 그물에 걸린 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를 한쪽 끝의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배 위로 끌어 올린다. 하루 50톤 이상을 처리하는 이 장비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고, 다른 나라로의 보급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의 키피소스 강에는 기름 유출 사고 때 사용하는 부유식 펜스를 설치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거름망을 따라 부유식 포집 틀에 모은 플라스틱은 자동으로 운반된다.
드론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네덜란드의 해양드론기술 업체 랜 마린(Ran Marine)에서 제작한 ‘쓰레기 먹는 상어(Waste Shark)’는 카누 크기 정도의 자율 수상 드론이다. 파도가 없을 때 항구 주변에서 떠다니는 쓰레기와 기름 등을 빨아들린다. 하루 0.5톤의 폐기물을 수집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이처럼 하천과 해양에 투기된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기술은 이미 수십여종이 넘는다. 미국 듀크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한 논문에서 플라스틱이 하천 유입을 막는 기술 14가지와 강·바다에 들어온 플라스틱을 수집하는 기술 38가지를 소개했다.
관건은 보다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는 데 드는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는 가다. 듀크대 연구팀은 “오염 방지 시설의 처리 효율을 개선하고 비용을 줄이는 연구 뿐 아니라 이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며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수수료 등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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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정종훈·김정연 기자, 왕준열PD, 곽민재 인턴, 장민순 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