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 말았어야…" 난감한 질문에 짜증냈다 사과한 바이든

중앙일보

입력 2021.06.17 11:04

수정 2021.06.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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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짜증을 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논란이 일자 "내가 그렇게 잘난 척하는 사람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회견장을 떠나려는 순간 돌발 질문을 받았다. 

"푸틴이 바뀔 것이라 어떻게 자신?" 기자 질문에
"이해할 수 없다면 직업 잘못 택한 것" 쏘아붙여
해당 기자 "사과할 필요없어…질문하는 게 우리 일"

CNN의 백악관 출입 팀장 케이틀린 콜린스가 "푸틴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자신하느냐"며 따져 물은 것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자주 공격적인 질문을 던져 주목을 받았던 기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러 정상회담 후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질문에 답변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짜증이 역력한 표정으로 돌아선 바이든 대통령은 콜린스 기자에게 "나는 그가 행동을 바꿀 거라고 자신하지 않는다"며 "도대체…당신은 항상 뭘 하는 거냐. 내가 언제 자신 있다고 이야기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콜린스 기자는 "그(푸틴)의 행동이 변하지 않았고, 당신과 마주 앉은 몇 시간 뒤 연 기자회견에서도 해킹 개입을 부인했고 인권 탄압도 가볍게 여겼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알렉세이 나발니를 거론하는 것도 거부했는데 어떻게 건설적인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겠냐"고 다시 질문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걸 이해할 수 없다면 당신은 잘못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인 뒤, 자리를 떠버렸다. 


이후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활주로에 있던 취재진에 다가가 "아까 마지막 질문자에게 사과해야겠다"면서 "내가 답변을 하며 그렇게 잘난 척하는 사람(wiseguy)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케이틀린 콜린스 CNN 백악관 출입팀장(왼쪽)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게 우리 일″이라고 말했다. [CNN]

대통령의 사과를 받은 콜린스 기자는 이 내용을 뉴스로 전하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사과는) 정말 불필요한 일이다. 그는 나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