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는 16일 공식 발표에서 전날인 15일 모두 28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접근 상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4월 21일 중국 군용기 25대가 대만 ADIZ에 진입한 수준을 넘어섰다.
대만 섬 포위하듯 반바퀴 돌아
핵무장 가능 H-6 폭격기도 참가
G7·나토의 ‘중국 포위’에 맞대응
이번 무력시위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포위 구상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군사행동이란 것이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끝난 G7 정상회의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양안(兩岸) 이슈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14일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선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국제 정책은 우리가 동맹으로써 함께 해결해야 할 도전(challenge)”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15일 “중국의 국제관계를 간섭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의 발언이 나온 뒤 얼마 안 돼 중국이 무력시위에 나선 셈이다.
양녠주(楊念祖) 전 대만 국방부장은 대만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높아지는 외부 압력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중공 군용기의 대규모 출동은 중국이 주권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적 대응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호 한림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기 위해 이번엔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대만을 상대로 더 강하게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