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로 내다 팔린 '그 배'
포항해양수산청은 15일 "부산에 있는 선박 고철 관련 업체가 DN5505호를 지난 6일 예인선을 이용해 가져갔고, 현재 부산 다대포에서 고철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왜 포항 앞바다에?
하지만 선박은 출항하지 못했다. 공해 상에서 북한 측과 접촉하는 현장을 위성으로 포착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이 더해지면서다. 여기다 2018년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탄 벤츠를 부산항에서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수송한 화물선으로도 지목됐다.
실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와 자체 취재를 통해 김 위원장의 고급 리무진이 어떤 경로로 평양까지 들어갔는지를 추적해 보도했다. 이들 차량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 중국 다롄(大连), 일본 오사카(大阪)와 한국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 연해주의 나홋카까지 배로 옮겨졌다고 했다.
DN5505호가 2년 넘게 유엔 제재를 받아 포항 앞바다에 둥둥 떠 있었던 배경이다.
출항 대신 고철로 팔린 배경은?
포항해양수산청은 외교부 등에 2년 넘게 DN5505호의 문제를 계속 알렸다. 유엔 제재를 풀어 선박을 빨리 치워야 한다면서다. 결국 이달 초 유엔 측이 DN5505호에 대한 제재를 풀었다는 외교부 측의 통보를 받았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DN5505호는 2019년 말 이미 외국인 선주가 부산 선박 고철 관련 업체에 2억7000여만원을 받고 배를 판매한 상태였다"며 "그래서 해당 업체가 유엔 제재가 풀리자 곧바로 예인해서 부산으로 가져가 고철화 작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해양수산청은 DN5505호를 치우면서 항만 이용료 등 800여만원을 부산 업체에 별도로 징수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