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알파형), 인도(델타형) 변이가 퍼져 있는 영국과 인도 등은 예외국에서 빠졌다. 정부는 질병관리청 자료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매달 변이 위험 국가를 지정한다. 그런데 알파 변이는 위험도가 높지 않으며 백신에 의한 차단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델타 변이의 경우 아직까지 전파력이나 백신에 대한 영향 등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단 이유를 들어 유행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차 접종률이 20%를 이제 막 넘은 상황에서 방역 조처를 섣부르게 완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델타 변이가 얼마나 전파력이 강한지, 기존 백신으로 막 을 수 있는지 등을 모르는 상황이라서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인도 변이의 특성을 모르기 때문에 영국 변이처럼 관리한다는 결정은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수차례 문제로 이어졌던 방식”이라며 “알고 대응하려고 하면 그 전에 이미 일은 벌어진 다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먼저 철저하게 대비하고 괜찮다는 자료가 나오면 완화하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근거를 갖고 접근해야 하고, 서두르면 안 된다”며 “인도발 변이는 알려진 것도 별로 없는데 영국발 변이와 함께 묶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주장한다. 접종 속도만큼 변이 관리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델타 변이는 인도에서 발견된 후 영국 등 전 세계로 확산했다. 영국에서는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 최근 7000명대로 속출하는 신규 환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한다. 영국은 국민의 60% 이상이 백신을 한차례 맞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들도 40%를 넘는데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환자가 다시 속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델타 변이는 최근 몇 주간 영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알파 변이(영국발)보다 더 쉽게 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지역에 따라 4.5~11.5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으며, 알파 변이와 비교해 60% 더 전염성이 있다고 한다.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 입원할 확률도 알파 변이 감염자와 비교해 2배 높다고 PHE는 밝혔다.
백신에 대한 내성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달 PHE의 분석 결과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두 1차 접종 후 3주가 지났을 때 효과는 33%에 그쳤다. 이는 영국 변이에 두 백신이 50% 효과를 보이는 것과 큰 차이다. 다만 백신을 2차례 접종했을 때의 효과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브리핑에서 “화이자인 경우 영국 변이에 대해 89.5% 정도, 인도 변이에 대해선 (효과가) 87.9%라는 것이 최근 발표 내용”이라며 “AZ는 영국 변이에 74.6% 정도, 인도 변이에 59.8%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