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가 한국 수출의 30%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공업 산업이 성장을 이끌던 1970년대 얘기다. 당시나일론 원사를 놓고 경쟁하며 섬유 황금기를 이끌던 효성과 코오롱이 지금은 서로 엇갈린 길을 가고 있다. 2019년 코오롱은 나일론 생산을 중단하고 딴우물을, 효성은 여전히 한우물을 파고 있다.
50년 전 나일론 생산해 수출 주도
한우물 판 효성 스판덱스로 최대 실적
딴우물 판 코오롱 폴더블 필름 앞서
타이어 코드 놓고 나일론 이어 경쟁
1957년 나일론을 국내 최초로 생산한 코오롱은 효성보다 나일론 생산에서 앞섰다. 하지만 코오롱은 2019년 원사 사업을 정리하고 현재는 원단 생산에만 주력하고 있다. 사명인 코오롱은 '코리아-나일론'의 줄임말로 기업 모태가 나일론 자체였다. 이는 울산 공장에서 나일론을 생산하고 있는 효성과 대비되는 행보다.
코오롱은 2004년 아라미드 생산을 시작으로 사업 구조를 바꿨다. 아라미드는 철보다 강도가 높고 불에 타거나 녹지 않은 내열성을 지난 첨단 소재로 광케이블 등이 쓰인다. 코오롱은 아라미드 생산량을 2018년 5000t에서 지난해 7500t으로 늘렸다.
코오롱은 2019년 나일론 생산 중단과 함께 양산에 성공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CPI 필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3%가 늘었다. 코오롱은 중국 샤오미 등에 폴더블 필름을 공급하면서 필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올해 필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일론 맞수 타이어 코드 놓고 여전히 경쟁
코오롱-효성, 수소 경제 놓고 경쟁 구도
효성은 지난 2월 울산에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1만3000t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수소차 1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