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상담사 노조 파업은 올 들어 두 번째다. 다음달 3일까지 파업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 오는 12일까지 원주에서 집회를 이어간 후 23일에는 서울과 세종 등에서 500명 규모의 결의 대회를 열기로 했다. 파업기간 천막농성, 청와대 행진도 예정돼 있다. 장기화가 우려된다.
또 이번 파업을 놓고 젊은 건보공단 직원과 취업준비생 사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직고용을 ‘불공정 채용’ 요구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상황이 복잡하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는 이날부터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고객센터 상담사는 효성ITX·제니엘 등 민간기업에 위탁해 운영돼 왔다. 전체 상담원은 1622명이다. 이들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소속 10개 사업장 근로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972명(60%)에 달한다.
상담사 노조는 건보공단이 청소와 경비용역 등을 직고용한 것처럼 자신들도 대우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따라 건보공단이 청소, 시설관리, 경비 등 용역 노동자 700여 명을 직접 고용해 정규직 전환했는데 고객센터 직원은 제외했다는 주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1, 2단계인 청소와 경비용역 등은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고 3단계의 경우 정부방침에 따라 고객센터의 적정 업무 수행 방식을 검토·논의하기 위해 협의회를 통해 여러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현재 고객센터가 직고용을 주장한 작년부터 업무 태만이 계속돼 파업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과 국민이 받고 있다”며 “공정한 채용을 진행하여 애쓰는 국민건강보험공단만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정부의 입김으로 훼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건보공단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공단 직원을 상담에 투입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전화 상담 불편 등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민원대책을 마련했다”며 “일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650여명이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넘치는 대기 전화는 가입자가 속해 있는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 중인 공단 직원에게 직접 연결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