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딸 잃은 어머니, 대성통곡
10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김모(30·여)씨 어머니가 빈소 바닥에 드러누운 채 대성통곡했다. 김씨는 전날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 사고로 숨진 희생자다.
광주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 사고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등 '눈물바다'
사망자 중에는 고등학교 2학년인 김모(17)군도 있다. 붕괴 사고 희생자 중 가장 어리다. 이 시장은 김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송구스럽다. 저희가 예를 다해 (김군 등이) 좋은 데 가도록 모시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옆에 있던 김군의 외할머니는 "안전 장치도 안 해 놓고 일이 나고 난 다음에 처리하면 뭐하냐"며 하염없이 울었다.
이 시장은 취재진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고, 우리가 조금만 주의했으면 예방할 수 있는 인재였다"며 "더할 나위 없는 아픔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은 "일단 저희가 사고 원인과 안전 장치가 제대로 돼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라며 "(사고) 재발 안 하고 수습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조합·업체 관계자 큰절…"이게 사과냐"
동구청 측에선 "부검 절차가 끝나고 (고인들을) 장례식장으로 옮겨 발인할 때까지 소요되는 장례비 전액을 장례업체에 지불·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식비 ▶숙소(일부) ▶심리 상담 등의 지원도 약속했다.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명복을 빌겠다. 남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며 유족 앞에 큰절을 했다.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진상 규명과는 별도로 유가족과 부상당하신 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피해 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철거업체 대표도 역시 큰절을 하며 "죄인 김○○입니다. 다 제 탓이고 제 잘못"이라고 사죄했다. 이에 한 유족이 "그게 무슨 사과냐. 어머니가 죽었다"며 절규했다.
회의는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어떤 말들이 오갔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유족 측은 "제일 큰 문제는 장례 절차가 아무것도 안 돼 있다는 것"이라며 "시신을 안치라도 해놓고 부검을 해야 하는데 그것부터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장례식부터 원활하게 시작하자고 합의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이가람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