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으로 맞선 전반 15분, 김신욱(33·상하이 선화)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 후 넘어졌던 김신욱은 아무 말 없이 한국 벤치로 향했다. 최태욱 코치에게 한국 대표팀 유니폼 상의 한 벌 건네받아 펼쳐들었다. 이 상의에는 향년 50세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현역 시절 달고 뛴 등번호 6과 유 감독의 영문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김신욱과 나란히 서서 유 감독을 추모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킥오프 묵년과 6분간의 침묵
벤투호, 팬 유 감독과 작별인사
대한축구협회는 스리랑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검정색 추모 밴드를 오른팔에 착용하도록 했다. 선수들은 킥오프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경기장 찾은 4008명의 팬들도 유 감독의 등번호 6번을 기려 전반 6분까지 응원을 멈췄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경기장 스탠드에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고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를 새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유 감독이 마지막으로 이끌었던 인천 서포터스인 '파랑검정'도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고인에게 작별 인사했다. 인천 서포터스는 경기 전 유 감독의 생전 모습이 담긴 대형 걸개를 관중석에 펼쳤다.
고양=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